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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22. 08:54




보통 집에 들어가면 뉴스를 틀어 놓는데 요즈음은 뉴스를 잘 보지 못한다.

이유는 지난달부터 케이블채널 중 [중화TV]에서 방영하는

[조조 - 제왕을 꿈꾼 남자](2013)를 봐서 뉴스 볼 시간이 없다.

남자들의 로망의 원천(?) 중 하나인 [삼국지] 관련 드라마이기 때문에

안 볼 수 없었다.

지금까지 본 [삼국지] 관련 드라마는 

수많은 엑스트라를 동원하여 4년간 제작했던 [삼국지](1994)와

최근에 CCTV에 새로 방영했던 [삼국](2010) 두 작품이었다.

두 작품은 충실히(?) [연의]의 내용을 따른 작품이었다.

하지만 [조조]의 경우에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

[조조]를 중심으로 한 작품이다.

그래서 조조가 직접 관여하지 않은 초선의 미인계는

동탁과 여포 사이에서 초선이 애간장 태우는(?) 이야기 없이

동탁이 초선을 빼앗아간 바로 다음 회에서 여포가 동탁을 죽인다.

철저하게 조조 중심이라서 사실 전쟁 장면은 잘 나오지 않는다.

(전쟁은 주로 나레이션으로 끝을 낸다.

물론 조조가 참전한 경우는 자세히 나온다.)

게다가 진궁과의 관계 등 많은 부분이 정사를 따른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연의]와는 다르게 나온다.

(덕분에 유비는 [연의]에서보다 똑똑하게(?) 나오지만

자기 필요할 때만 '대의'를 따지는 속된 말로 '얍삽한' 인물로 나온다.)


전쟁씬도 나오지 않는 이 드라마가 볼수록 재미있는 이유는

조조의 정치적 처세와 함께 정치적 미사여구(?)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연의]에서 조금 미심적고 '비논리적'(?)으로 보이는 정치적 행보를

'논리적'(?)으로 잘 구성한 점도 흥미를 끈다.

그리고 많은 부분 중의적인 정치적 미사여구를 구사하는 것은

조금 익살스럽게 보여 재미를 더해준다.


조조를 보면 리더로서의 당연한 덕목인 '신뢰'를 볼 수 있다.

항상 '병사'들과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아무죄 없는 식량담당관을 참수하기도 한다.

물론 식량담당관도 식솔을 후하게 대접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목숨까지 기꺼이(?) 내놓는다.

어찌보면 '상하의 계약관계'가 '신뢰'가 아닐까 싶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가 회사생활 때문이다.

회사 복무규정에 의하면

"상사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다만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 있다.

규정이 규정이니만큼 상사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건 맞는 것 같은데

'신뢰'가 상실된 상사를 어떻게 해야하냐는 것이다.

내가 명령을 성실히 이행한다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을 것 같지도 않고

자신에 내린 명령이 잘못될 경우 자신이 책임질 것 같지도 않고

(오히려 책임을 밑에 사람에게 100% 전가할 사람이다.)

명령 자체도 논리에 맞지도 않고 특히 레귤레이션에도 맞지도 않고

의견을 진술해도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 상사인데......

(언성을 높이며 자존심을 건드려야 1/3쯤 듣는 시늉을 한다.)


물론 그냥 말없이 대충 시킨대로 하는게 방법일 수 있겠지만

점점 그 사람처럼 물들어 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참을 수가 없다.

이런 경우 그 조직을 '이탈'하는 것이 상책이긴 한데......

(하지만 어딜 가나 저런 사람이 대부분이라는게 함정이다.

물론 저정도로 심하지는 않지만......)


[조조]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좋은 리더'냐 '나쁜 리더'냐를 떠나서 적어도 '리더'는

구성원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기본덕목'이라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