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태평양전쟁 70년째의 진실(聯合艦隊司令長官 山本五十六 -太平洋戦争70年目の真実)](2011)
http://www.kinenote.com/main/public/cinema/detail.aspx?cinema_id=42490
휴가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휴가는 대부분을 드라마를 보는데 소진한 것 같은데......
좀 허무해지긴 하는구만.
어제는 일본영화를 한편 봤다.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태평양전쟁 70년째의 진실(聯合艦隊司令長官 山本五十六 -太平洋戦争70年目の真実)](2011)이다.
일단 제2차 세계대전을 그린 '일본영화'이므로 내용은 뻔하다.
일본제국 해군에서 가장 추앙을 받는 사람이 두 사람 있다.
하나는 러일전쟁에서 러시아 발틱함대를 괴멸시킨 당시 연합함대 사령장관인 도고 헤이하치로(東郷平八郎)이다.
https://namu.wiki/w/%EB%8F%84%EA%B3%A0%20%ED%97%A4%EC%9D%B4%ED%95%98%EC%B9%98%EB%A1%9C
https://ko.wikipedia.org/wiki/%EB%8F%84%EA%B3%A0_%ED%97%A4%EC%9D%B4%ED%95%98%EC%B9%98%EB%A1%9C
도고 제독은 당시 세계최강인 발틱함대를 1/3의 전력으로 이겼고 이를 통해 일본을 세계에서 선진국(?)의 끝자락에 올려 놓았다.
다른 하나는 이번 영화의 주인공인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五十六)이다.
야마모토 제독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진주만 공격을 지휘한
연합함대 사령장관이었다.
https://namu.wiki/w/%EC%95%BC%EB%A7%88%EB%AA%A8%ED%86%A0%20%EC%9D%B4%EC%86%8C%EB%A1%9C%EC%BF%A0
일본 영화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그릴 때 쓰는 스토리 구도는 몇 가지로 정해진 것 같다.
물론 대부분의 주변국을 화나게 하는 극우적인 구도를 적극적으로 펼치는 영화는 드물다.
대부분의 영화는 미국과의 전투를 그리면서 결국에는 원폭의 피해자로 그리는 스토리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소극적(?)인 우익영화를 구성하는 스토리의 핵심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일본을 전쟁의 피해자로 그릴 것.
2) 전범재판의 결과 왕의 책임은 없었으므로 왕은 전쟁에 책임이 없음.
이 작품 역시 이러한 스토리 구조를 갖는 영화이다.
영화 속에서 야마모토 제독은 다른 군인이나 정치가와 달리 세계정세 및 각국의 전력을 합리적으로 판단한다.
이를 통해 삼국동맹 및 미국과의 전쟁을 반대한다.
진주만 공격을 한 이후에도 미국을 이길 수 없음을 알고 미국과 강화하는 것이 상책임을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을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핵심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1) 개전의 책임은 왕이나 일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 정세 때문이다. 일본은 타의에 의해 개전을 한 것이다.
2) 패전의 책임은 왕이 아닌 그 밑의 멍청한 군관료와 정치가 때문이다.
3) 일본 국민도 언론통제에 의해 속고 있었다. 그래서 피해를 봤다.
4) 우매한 국민도 개전에 책임이 있다.
5) 진주만 공격도 항공모함을 침몰시키려던 원래의 작전 목표를 이루진 못했으므로 실패한 작전이고 이후 모든 작전은 미국에 의해 패전했으므로 일본은 전쟁에서 지기만 한 이미지를 심는다.
6) 전투 장면에서 미군의 모습을 없애서 일본군에 의해 피해를 당한 미국의 모습을 감춘다.
7) 인류의 평등과 평화를 위해 반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자국의 이익에 의해 개전/반전을 정한다.
이러한 내용전달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영화는 한 기자의 나레이션에 의해 전개된다.
하지만 나레이션의 내용은 역사적 사실에 의한 것이 아닌 통제된 언론에서 유포한 사실(?)로 구성된다.
미드웨이 해전에서의 승리(?), 과달카날에서의 전진(?) 등 역사적 사실과 다른 사실을 나레이션 하면서 피해자임을 극대화시켰다.
영화의 마지막에 야마모토 제독이 1943년 부건빌에서 격추되어 사망한다.
야마모토 사후에 종전이 되고, 징집되었던 기자가 폐허가 된 동경을 바라보며,
"우리들은 한번 더 이 세계를 잘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당신 말대로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크게 열고"라는 야마모토의 말을 되뇌이면서 젊은 세대에게 합리적(?) 판단력을 요구하는 나레이션으로 끝이 난다.
이런 점에서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 우익의 전형적인 전쟁영화였다.
하지만 CG로 처리된 화려한 전투씬 등은 볼만한 영화였다.
<2013년 8월 9일 페이스북에서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