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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28. 16:59


요즈음 야비군 훈련 때문에 부산에 왔다갔다 두번이나 했더니
여기 들어오는 시간도 줄어들어버렸다.
그래서 드라마도 자주 보지 못했는데......

엊그제 일요일에 MBC MOVIE에서 [성형미인]을 해주는 것 보다가
학교와서 이틀동안 다운받아서 다 보았다.

내가 연애에 성공적인 적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연애물은 별로 보지 않지만
[야마토 나데시코] 이후 그럭저럭 아무생각 없이(?)
볼수 있는 드라마였다.

줄거리는 예상 가능한 이야기인데
못생긴 여자가 전신성형을 해서 평생처음 연애를 했지만
성형한 사실을 숨기다가 고백하고
남자에게 버림을 받았는데
다시 남자가 '진정한 사랑'을 알게되어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두 주인공의 대립은
전통적 미를 중시하는 花道界의 유파의 수장인 남자와
전신성형을 통해 가공의 미를 중요시하는 여자라는 설정에서
발생한다.
이것은 표면적 대립일뿐 그 이면에는
한 파벌의 수장이라는 데서 나온 '가공'된 내면을 갖고 있는 남자와
외모 컴플렉스를 타파하기 위해 '가공'된 외모를 갖고 있는 남자의
공통점을 통해 오늘날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경종을 울리려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남자가 여자가 성형을 했다는 사실을 듣고
정신적 공황 상황에 빠지는 부분에서
남자의 심적 갈등에 대한 것이다.
물론 속았다는 것에 대한 충격이 우선이겠지만
이후 전개는 이전의 그녀까지 사랑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에
답을 찾지 못해서 생기는 내적 갈등과 불안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이러한 갈등과 불안의 원천이 뭔가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문화이론을 공부한 것도 아니라 정확히 집어내지는 못하겠지만
아무래도 '오리지날'에 대한 '믿음'이 불확실해지기 때문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정보홍수시대에 많은 정보의 처리에 힘이 부친 개인에게 있어서
심적 안정을 줄 수 있는 것은 정보가 '오리지날'이라는 확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리지날'이라고 믿었던 정보를 기반으로 짜여진 시스템에서
다시 '오리지날'이라고 주장되는 상반된 정보를 얻었을 때
그 시스템은 상반된 정보로 인해 불확실성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인간은 심적 공황상태로 빠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더이상 체계적으로 생각해볼 여유가 안난다.

드라마 전체의 구조적 완성도는 내가 봤던
[야마토 나데시코]에 비해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그냥 웃고 넘기는 수준으로는 볼만한 드라마인 것 같다.

PS. 'やまとなでしこ'의 '나데시코'는 '팽랭이꽃'인데 일본에서
이 꽃에 얽힌 전설에 의하면
바위가 한 남자를 사모하여 꽃으로 피어나
그 남자만 바라보며 지내다 죽은 가련한 꽃이라는군.
물론 이 드라마에서 나데시코는
성형한 여자 '사오토메 호나미'이겠지만
[야마토 나데시코]에서는 과거의 애인을 그리워하다가
닮은 여자를 차이면서도 계속 쫓아다니는 남자
'나카하라 오스케'라는 생각이 든다.

from http://www.cyworld.com/firethun (2004-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