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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16. 19:07

J. Kenji Lopez-Alt, [The Food Lab: 더 나은 요리를 위한 주방 과학의 모든 것!](2017), 영진닷컴(총 960페이지)

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31455625

 

더 푸드 랩(The Food Lab) - 교보문고

고전적인 레시피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담아낸 『더 푸드 랩(The Food Lab)』. MIT 출신 공학도이자 자칭 너드(nerd)이며,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사이자 요리 기고가인 저자는 잘못 알

www.kyobobook.co.kr

개인적으로 보통 음식을 먹을 때 맛을 분석하지 않을 때가 많다.

맛을 분석할 때는 회사에서 제제팀에서 처방한 제제의 맛을 볼 때가 전부였다.

맛이라는 것은 개인의 취향과 철학(?)이 섞인 결과물이라고 생각하여

어떤 음식점의 음식도 요리사의 의도에 의해 맛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로 '내 취향에 맞다 아니다'만 판단했다.

 

요즈음 내가 항상 챙겨보는 예능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SBS의 [백종원의 골목식당]인데 이것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정말 '맛이 없는' 음식이나 식당이 있구나라는 점.

그래서 맛에 대해 분석해보고 싶은 마음에 요리책을 보기로 했다.

 

내가 요리를 직접할 목적이 아니라 왜 이런 맛이 나오는지 궁금했던 점을 풀기 위해 책을 찾았다.

볼만한 책을 검색해보니 [사이언스 쿠킹], [요리는 화학이다], [냠냠학 개론] 등 꽤나 많이 나온다.

인터넷에서 서평을 찾아서 고르기로 하고 검색하다가 한 블로거를 찾았다.

정신우 셰프의 [플레이트 키친 스튜디오]

https://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vione77

여기에 요리책에 대한 서평이 꽤 많이 나와서 댓글을 질문을 했다.

그래서 [The Food Lab]이라는 책을 추천받아서 구입했다.

(서평 쓰면서 검색해보니 이 분이 그래도 꽤 유명한 셰프인 모양이다.

작년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도 했는데 얼마전부터 암이 재발하여 항암치료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일본계 미국인인 Lopez-Alt가 Serious Eats라는 사이트에 계란에 대한 연재를 시작하면서 시작된

"The Food Lab"이라는 동명의 연재를 모아 놓은 책이다.

https://www.seriouseats.com/

미국인들이 주로 먹는 요리로 파트를 나누어서 기술하고 있다.

Part 1. 달걀과 유제품

Part 2. 수프와 스튜

Part 3. 스테이크와 찹, 닭, 생선

Part 4. 채소

Part 5. 분쇄육

Part 6. 닭, 칠면조, 소갈비

Part 7. 파스타

Part 8. 샐러드

Part 9. 튀김

각 파트에서 요리의 기본 지식, 재료 손질 및 전래 기술에 대한 의문 해결을 초반에 기술하고 있다.

여기서 갖가지 실험을 설계하여 '불문율'로 전례되는 기술의 진위를 밝히고 있다.

이후 실전으로 각각의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초보자가 보기 쉽다고 생각한다.

마치 구성이 [수학의 정석]과 같다고나 할까.

뿐만 아니라 이 책의 레시피를 보면 초반에 강조한 기술을 일종의 '블럭'화 하여 '벽돌쌓기'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실제로 copy & paste인 것 같긴한데......)

한때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 PASCAL이 유행(?)하던 시절의 '객체지향프로그래밍'과 같은 '모듈화'라고나 할까.

덕분에 요리는 몇 가지 기술의 조합이라는 인상이 들어서 좀 더 쉽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덕분에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 한번도 해보진 않았지만......

 

과학하는 사람으로서 저자의 실험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유기합성에서 각 실험실별로 특색(?)이 존재한다.

선호하는 solvent나 base, acid 등등 많은 부분이 실험실에서 전례되는대로 수행하여 실험실별로 특징을 만든다.

반응이 잘 되지 않았다면 조건을 탐색해서 최적의 조건을 찾지만 

대부분 잘 진행되는 반응은 옛날에 갔으니까 조건탐색 없이 이번에 적용하고, 

이번에도 잘 진행되니 이후에도 쓴다.

최초에 교수가 선호한다던지 아니면 실험실에 많이 있는 시약이라던지 등등의

전혀 비과학적인 이유로 정해진 것이 전통으로 계승(?)된다.

그런데 저자는 최적의 조건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변수를 나열하고 이에 따른 실험을 설계한다.

그리고 결과에서 결론을 도출하고 

원하는 결론을 얻을 수 없는 실험에서는 다른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에서 배울점이 많았다.

(저자가 설명하듯 MIT에 입학하여 생물학 실험실 인턴을 하다가 요리의 길로 들어갔으니 당연하지 모르겠다.)

 

이 책의 역자들의 노력으로 많지는 않지만 재료 분류나 법령에서

미국과 우리 나라 사이의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경우

차이를 편집자주로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가 쉬운 점도 초보자에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본인 같이 양식의 메뉴를 봐도 뭐가 뭔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재료와 기구를 익히기 위해 따로 검색하고 각 레시피를 머리에서 시뮬레이션 하는데 시간이 많이 드는 책이다.

(물론 Serious Eats에 가면 레시피에 대한 동영상 들이 있어 이해가 쉽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미국사람이 쓴 책이다 보니 내가 평생 몇 번이나 먹을지 모를 미국음식 중심이다는 점이다.

(물론 패스트푸드는 좀 먹겠지만......)

청요리나 일식 등 동양음식에 대한 비슷한 책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텍스를 제외하고 929페이지의 책을 읽는데 저자의 미국식 위트가 지루하지 않게 많이 도와준 듯하다.

레시피나 실험에서 번역이 잘못된 부분이 몇 군데 있는데

누가 봐도 실수로 보이는 부분이라 원래 내용을 유추하는게 가능하다.

 

덕분에 요리에 대한 이해도를 많이 늘린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전에 언급했듯 음식을 먹을 때마다 불평하게 된다는 단점도 얻게 되었다.

<2018년 9월 6일 페이스북에서 작성>